불로장생의 복숭아 이야기
연회가 시작됩니다! 하지만 사람 사는 이 세상의 잔치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네요.
중국 신화에서 천상 세계는 완전한 관료 체제를 갖추고 있으며, 옥황상제와 그의 아내 서왕모가 다스리는 제국입니다. 이 특별한 날에 서왕모는 옥황상제의 자미궁(紫微宮)에 있는 연못 요지(瑤池)에서 해마다 복숭아를 나눠 먹는 잔치 반도연(蟠桃燕)을 연답니다. 고승과 신선, 신과 보살들이 이 특별한 잔치에 초대되었습니다. 게다가 도가의 시조로 도덕경을 쓴 노자도 참석할 예정이라고 하네요!
이 특별한 행사를 위해 서왕모는 귀빈들에게 초대장을 보내고, 홍색, 청색, 백색, 흑색, 자색, 황색, 녹색 등 각각의 색깔을 한 칠선녀(七仙女)를 불러 복숭아를 따게 합니다. 복숭아가 없으면 반도연이 되지 않겠죠. 또 이것은 평범한 복숭아가 아닙니다. 바로 불로장생의 복숭아죠.
불로장생의 복숭아
서왕모의 복숭아밭 반도원(蟠桃園)에서 자라는 불로장생의 복숭아는 세 종류가 있으며 영원히 익은 상태를 유지합니다. 명나라 시에는 이렇게 쓰여 있어요.
천 년 열려있는 과일,
여름도 겨울도 두려워하지 않고 머물러 있네
불로장생의 복숭아 중에서 꽃이 작고 크기가 작은 복숭아는 몸을 가볍고 강하게 만들어 줍니다. 마음을 열어 주어 지혜가 깊어지고 수명이 길어진다고 하네요. 이 복숭아는 3,000년에 한 번 꽃을 피우죠.
꽃이 여러 개 피는 더 달콤한 품종이 있는데 6,000년에 한 번만 꽃이 피는 희귀한 품종입니다. 이 복숭아는 하늘을 나는 능력과 젊음을 선사합니다.
세 번째가 가장 특별합니다. 이 영원의 복숭아는 자주색 줄무늬가 있고 씨는 옅은 노란색입니다. 9,000년에 한 번 익으며 이것을 먹으면 영생하며 해와 달(중국 신화 속에서는 살아 있는 존재이죠)과 같은 지위를 누립니다.
손오공
이야기로 돌아와서, 칠선녀가 성벽에서 구름과 안개를 뚫고 날아오릅니다. 손에는 불로장생의 복숭아를 담을 빈 바구니를 들고 있습니다.
선녀들이 서왕모의 반도원에 도착했을 때 한 가지 문제가 생겼습니다. 가장 귀한 복숭아가 사라진 것입니다! 누군가 거의 다 따갔습니다. 자, 도둑은 인간 세상에서 흔하디 흔한 일이지만, 이곳은 천상세계이고 도둑질은 말도 안 되고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죠. 누가 이런 짓을 했을까요?!
알고 보니 반도원은 최근 원숭이 왕 손오공이 지키고 있었습니다. 건방지기 짝이 없는 녀석으로 힘은 셌지만 너무 무모해서 스승조차 쫓아냈다고 합니다. 이때 손오공은 이미 엄청난 힘을 발휘해 천상세계를 아수라장으로 만들고, 옥황상제의 명령을 무시하고 자기를 '제천대성(齊天大聖)', 즉 하늘과 같은 높은 현자라고 부르라는 등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했습니다. 옥황상제의 천병(天兵)들 누구도 그를 막지 못했어요. 어쩔 수 없이 손오공이 말썽을 일으키지 않도록 복숭아 과수원지기를 맡겼던 것이었죠. 안타깝게도 그는 항상 말썽을 일으킬 특별한 방법을 고안해내죠!
선녀들이 도착하기 전에 장난꾸러기 손오공은 가장 맛있는 영원의 복숭아로 혼자만의 복숭아 연회를 열어 반도원의 복숭아를 싹 먹어치웠습니다. 당황한 칠선녀는 황급히 멀리 있는 궁전으로 날아가, 서왕모에게 사건을 보고합니다. 반도회를 완전히 망쳐버린 것이죠!
이 모든 것의 의미는?
손오공은 계속해서 문제를 일으킵니다. 궁전의 연회장에 몰래 들어가 술을 훔쳐 마시더니 완전히 취해 버리죠. 게다가 복숭아를 너무 많이 먹어서 더욱더 강력해지고 무적의 상태가 되었습니다. 어쩌면 좋죠?!
옥황상제가 손오공을 막으려고 했으나 번번이 실패하자 마침내 석가여래가 나타납니다. 손오공이 그 부처님의 손가락에 실례(소변)를 한 후(다른 이야기이죠) 석가여래는 손오공을 가볍게 제압하더니 500년 동안 오행산에 봉인합니다.
대단한 이야기이죠! 하지만 이 모든 것이 프리퀄일 뿐입니다. 500년이 지난 후, 손오공은 불교 경전을 얻기 위해 인도로 가는 긴 여행에 합류하게 됩니다. 손오공은 인간계에서 고난을 거듭하며 굳건해진 가운데 과거의 이기심과 오만함을 이겨내고, 속죄하여 마침내 깨달음에 이르렀습니다.
무슨 의미일까요? 아마 결국 불로장생의 복숭아는 손오공과 모든 영적 구도자들이 도달하기 바라는 달콤하고 충만한 영적 깨달음의 상태일 것입니다. 손오공이 그랬던 것처럼 이 복숭아를 훔쳐서 지름길로 가서 깨달음을 얻으려는 것은 소용이 없습니다. 강력한 복숭아는 오류와 잘못된 판단에서 단기간에 그를 구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가지고 전능한 신이 되고자 하는 그의 강한 열망은 그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고 있습니다. 과감하고 고된 영적 각성의 여정을 거친 후에야 비로소 진정한 불로장생의 복숭아를 맛보게 되었던 것입니다.
션윈샵 ‘불멸의 복숭아 실크 스카프’ 제품 디자인은 이 손오공 이야기와 2012년 션윈 무용 작품 ‘손오공이 세상에 나오다(金猴出世)’에서 영감을 받아 이 강력한 신비의 과일을 모티브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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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오승은이 쓴 명나라 시대 고전 소설 서유기를 각색한 것입니다. 서유기는 당나라 시대에 불교 경전을 얻기 위해 인도로 간 실존 인물 현장법사의 이야기를 토대로 쓰였습니다.